삼성전자 실적 기대 이하에도 쇼크 뚫고 코스피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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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도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면서 시장 충격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16포인트(0.32%) 오른 1959.44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우려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순식간에 1940대까지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1960대 근처까지 올라왔다.

◇“실적 쇼크 시장에 반영”

이날 삼성전자가 개장 전 4분기 영업이익 8조3000억원으로 당초 증권사 전망치 9조원대와 비교해 크게 안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시에는 선반영된 악재로 여겨졌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코스피 상승에 기여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90억원, 464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019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130만4000원에 마감하며 전날 대비 0.23%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개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지만, 외국인이 오히려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폭이 적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2.86%, 0.22% 올랐다. 현대중공업(2.02%), 한국전력(0.99%), SK텔레콤(0.44%) 등이 전일보다 상승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부진은 시장에 이미 충분히 반영된 악재인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의 실적을 뜯어보면 마케팅 비용, 성과급, 애플 소송 관련 충당금 등이 포함된 것 같다”며 “오히려 비용 부담을 덜고 올해 1분기를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부진, 일시적? vs 추세적

시장 쇼크는 덜했지만 업계는 일시적 비용요인이 아니라 삼성전자 주력사업부문 성장 정체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았다. 고성장하던 스마트폰이 주춤하게 되면 위기는 더 커 보일 수 있다. 반도체와 TV·가전 부문은 시장 점유율에서 최고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폭발적 추가 성장에는 의문부호가 적지 않다. 여기에 의료기기 등 신규사업은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하다.

1분기 실적이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실적 추이를 가름할 척도다. 전자제품의 계절적 비수기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8조7800억원)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휴대폰 사업, 특히 전략신제품 갤럭시S5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력사업 경쟁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1분기부터는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마케팅 비용도 감소할 수 있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표. 삼성전자 분기별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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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