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커버유리일체형(G2) 터치스크린패널(TSP) 적용을 포기한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 옵티머스G부터 최근 출시한 G2까지 G2 TSP를 기본 부품으로 채택했다. 스마트폰 두께를 줄일 수 있고 디스플레이 투과율을 끌어올려 깨끗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G2를 비롯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부진하자 성능보다는 원가 경쟁력 강화쪽에 무게 축을 옮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G2 TSP 기술을 포기하면서 국내 후방 산업 구도 재편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조만간 출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G3에 하이브리드 커버유리 일체형(G1F) TSP를 채택했다. LG이노텍이 TSP를 대부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G2 TSP를 양산 적용함으로써 스마트폰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비싼 원가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G2 TSP 가격은 필름타입(GFF) TSP보다 20~30%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G1F TSP는 커버유리에 하나의 센서층을 형성해 두 장의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을 쓰는 GFF TSP보다 투과율을 높이고 두께를 줄인 기술이다. 당초 GFF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보고 개발했지만, ITO 필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장점이 없어졌다. 공정 기술이 까다로워 양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스마트폰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트 업체들이 G1F TSP를 쓸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지난해 중순부터 주요 TSP 협력사에 G2 생산설비를 G1F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시켰다. G2 TSP 가격 경쟁력이 오르지 않거나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G1F TSP로 조기 전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 놓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처럼 G2 TSP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G1F와 G2 TSP 적용하는 계획을 포기하면서 투자를 단행한 많은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G2 TSP는 LG이노텍이 LG전자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월 100만개의 G2 TSP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G1F TSP로 생산설비를 개조하면 월 200만개 가량을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LG전자 협력사인 아바텍도 G2 TSP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G2 TSP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면 생산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최대화할 수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LG전자가 G2 TSP같은 비싼 부품을 계속 쓰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