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디스플레이 무관세화 줄다리기 본격화

디스플레이 무관세화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줄다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6~10일 닷새간 중국 시안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제9차 협상에서 디스플레이를 일반품목군으로 분류한 양허(안)을 제시했다.

일반품목군은 협정 체결시 관세를 즉시 철폐하거나 10년 내에 철폐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또다른 분류군인 민감품목군은 10년 이상~20년 이내 관세 철페 방식으로 완만한 자유화를, 초민감품목군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저율관세할당(TRQ) 등의 방법으로 보호하는 대상이다.

한국 정부는 기계(베어링·공구 등)와 전기기기(스위치·변환기 등) 등을 민감품목군으로, 농수산물과 영세 중소기업 제품을 초민감품목군으로 분류했다.

중국 측 양허(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스플레이 등에서 한국 정부 안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에 벌어진 정보기술협정(ITA) 개정 협상에서도 디스플레이 무관세화를 강력히 반대했다. ITA 개정 협상은 중국 측 이견으로 무산돼 해를 넘긴 상황이다.

중국은 한중 FTA 협상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디스플레이를 무관세 품목에서 제외하거나 장기간 관세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정책의 주요 과제로 무관세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양국 정부는 오는 3월께 한국에서 10차 협상을 갖고 일반·민감품목군 비중과 품목별 관세 철폐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