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업계가 앞선 냉난방 공조기술을 바탕으로 고효율 보일러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기존 보일러 전문 업체와 새롭게 시작한 에어컨 업체 간 기술 차별화 및 브랜드 파워 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한전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에어컨 등 냉동공조기업들이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 출시를 위한 개술 개발을 마치고 제품 판매를 위한 본격적 준비에 들어갔다.
냉난방장치의 일종인 히트펌프는 냉매의 발열 또는 응축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기술로 기존 보일러 업체들의 히팅 기술과 차별화된다. 특히 에어컨·공조 전문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가진 분야이기 때문에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등 기존 보일러 기업들도 각각 범양냉방·센추리, 하이에어코리아 같은 공조기업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했다.
에어컨 업계는 냉동공조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 시장을 새 먹을거리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보일러 업체들은 오랜 경험과 대리점 영업망 등에서 우위를 강조하며 에어컨 업계의 공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는 기존 보일러 제품 대비 60% 이상 전기사용료를 절약할 수 있는 고효율 제품으로 해외에서도 성장세인 제품이다. 제품 가격대가 800만~1100만원대로 기존 보일러 제품 대비 2배상당 높지만, 올해부터 한전이 제품 보급을 위해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한층 낮아질 전망이다.
한전 전력수급처 에너지효율팀 관계자는 “삼성전자, 오텍캐리어, 대성히트펌프, 귀뚜라미가 한전과 제품 인증 및 보급 계약을 완료했으며, LG전자와 경동나비엔이 보급 계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국내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 시장 규모를 기존 심야전기 보일러 교체 수요까지 고려해 2022년까지 시장 규모가 최대 1조원 규모로 클 것으로 내다봤다. 보급된 심야전기 보일러는 한전 계약 기준으로 2012년 말까지 약 90만7000호에 달하며, 이 중 30만대가 교체 대상이다. 한전은 심야전기 사용 고객 중 저소득층 가정을 시작으로 점차 보조금 지급 대상 및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는 국내만이 아니라 유럽 등 고효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선진국에서도 수요가 늘어나는 제품”이라며 “인버터 기술 등 에어컨 시장에서 가졌던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보일러 시장에서도 기술은 물론이고 가격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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