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ZTE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판매·투자 목표를 세웠다.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올려 LG전자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3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다.
20일 로이터는 뤼 쳰하오 ZTE 글로벌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6%인 미국 시장 점유율을 2017년까지 1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보도했다. ZTE는 미국 시장 마케팅 예산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애플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 1위(40.4%)를 고수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5.4%로 뒤를 쫓고 LG전자·모토로라·HTC가 3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2012년 연간 북미 스마트폰 점유율 첫 3위(SA 발표)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ZTE는 약점 극복을 위해 낮은 인지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자체 `브랜드` 유통 매장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계획이다. 지난해 NBA 휴스턴 로킷츠와 미국 젊은이를 대상으로 스포츠 마케팅도 시작했다. 뤼 부사장은 “젊은 미국 소비자가 우리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며 “더 많은 NBA 유통 채널에서 ZTE 제품이 팔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고급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스마트와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공세를 펼친다. ZTE의 그랜드 와치는 1분기 말 나와 삼성전자·소니와 경쟁한다. 뤼 부사장은 “기술은 빠르게 변하며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로 최선의 제품을 내놓으려 한다”며 “웨어러블 기술과 스마트와치 시장의 커다란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타당한 가격에 팔 것”이라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통신·네트워크 장비 판매도 이어간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ZTE는 무엇보다 이미지 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산 장비를 향한 보안 우려로 주 먹거리인 통신 장비 사업이 정체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ZTE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6000만대로 지난해 4000만대보다 50% 올려 잡았다. 팔리는 스마트폰 중 30%가 4G 모델일 것으로 보며 러시아·중국 시장을 엔진으로 삼는다. 중국을 포함한 인도·인도네시아 등지에 1000여개의 매장을 추가로 낸다.
세계로 번진 미국 국가안보국(NSA) 정보 수집 파문은 ZTE에 득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장 런준 ZTE 부사장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제품에 대한 보안을 우려하는 소비자가 중국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