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가 악성코드를 가진 이메일을 통해 이스라엘 국방부 컴퓨터에 침입했다고 로이터가 27일 보도했다. 이메일은 이스라엘 국가 보안 서비스인 `신 벳(Shin Bet) 비밀보안서비스`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보안업체 시큐러트에 따르면 해커는 이달 초 국방부 소속 기관 컴퓨터 15대를 감염시켰다. 한 대는 이스라엘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인을 감시하는 이스라엘 민정기관(Civil Administration) 소유다. 국방부 소속인 이스라엘 민정기관은 이스라엘과 웨스트뱅크, 가자지구 간 물품 교역을 감독한다.
시큐러트 측은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팔레스타인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1년 전에도 유사한 공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시큐러트 측의 주장에 대해서 공식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아비브 래프 시큐러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해커가 PC 침투 이후 무엇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민정기관 컴퓨터를 비롯해 최소한 1대 이상의 컴퓨터가 해커의 조정을 받았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는 나머지 14대 컴퓨터가 어디 소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나머지 컴퓨터가 이스라엘 국방부에 다양한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체 소속이라고 전했다. 15대 컴퓨터가 지난 15일 이메일이 뿌려진 후부터 며칠 동안 해커의 손아래 놓여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동에서 해킹 활동은 지난 3년간 급증했다. 정부 기관과 군, 주요 국가기간 시설 등 대상도 다양하다. 지난해 9월엔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큰 북부도시 하이파 교통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으로 폐쇄돼 이틀간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