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기치로 내건 황창규 KT 신임 회장이 임원 수를 종전보다 27%나 줄이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황 회장은 27일 취임과 함께 단행한 첫 인사에서 CR본부와 대외협력실 등 지원 조직의 임원급 규모를 50% 이상 줄이고 통폐합했다. 기존 조직 슬림화에 따른 인력은 현장으로 배치했다.
KT의 일하는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인사에 따라 이석채 전 회장이 중용한 임원은 사실상 모두 교체됐다. 대신에 KT 현업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인사가 대거 발탁됐다.
황 회장은 이날 인사에서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전년 22%에서 45%로 높이고 승진자의 33%를 현장 근무자 중 발탁하는 등 현장중심 경영 방침을 선언했다. 또 KT그룹의 미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수행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 전략사업을 적극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남규택·전인성·김기철·한훈(이상 부사장) 등 전·현직 KT 출신인사를 발탁, 요직에 배치했다.
황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뒤 `통신을 중심으로 융합서비스를 선도`하는 통신 1등 기업 전략을 내걸었다. 조직과 업무 체계의 대수술을 예고하는 등 근본적 혁신은 물론이고 이전 경영진과도 차별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피력했다.
황 회장은 “회사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회장으로 선임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1등 DNA가 내재된 KT인의 자부심과 열정이 다시 끓어오를 수 있도록 가진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KT의 주력인 통신을 다시 일으키고 융합 영역으로 발전시켜 1등 KT를 만들 것”이라며 1등 기업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황 회장이 통신 경쟁력 복원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KT 경영전략의 물줄기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KT가 보유한 유·무선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비롯해 내재된 통신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 잠재 역량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황 회장은 회장 후보자로 선임된 이후 지원부서 보고를 취임 이후로 미루고 네트워크 등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보고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전 회장의 `탈통신` 전략도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회장은 KT 미래 방향으로 통신에 기반을 둔 융합 서비스를 제시, 통신과 전혀 무관한 영역까지 확장되던 기존 탈통신 전략과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주총 직후 IPTV를 이용한 임직원 취임사에서 `1등 KT 실현을 위한 3대 경영원칙`으로 도전과 융합, 소통을 제시했다. 통신 경쟁력 회복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통신에 기반을 둔 융합 성공 사례 도출을 각각 강조했다. 그는 “최고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고 융합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부서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혁신을 도모할 뜻을 내비쳤다. KT에 만연한 정실·파벌 인사를 철저하게 배제해 능력에 따른 인사와 신상필벌 인사 방침도 제시했다.
황 회장은 “KT를 창의적 아이디어로,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국민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열정을 다해 앞장서 우리 사회 모든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KT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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