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의 41%가 10개 신흥국에 쏠려 있어 신흥국발(發) 위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3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주요 신흥국의 유동성위기 발생 가능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13년 수출액에서 중국·러시아·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이집트·터키·우즈베키스탄·브라질 10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10개국 중 유동성 위기 대응능력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은 나라는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두 곳에 그쳤다. 이집트와 터키는 유동성 위기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수출입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공사(IIF),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니트(EIU)의 2014년 전망치를 활용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비율, 단기외채와 수입액(3개월분) 대비 외환보유액 배율 등 건전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다. 이집트, 멕시코, 터키,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의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와 3개월분 수입액의 합에 못 미친다. 특히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960억달러로 단기외채의 0.8배, 3개월분 수입액의 1.3%에 불과해 외환유동성 부족이 심각하다. 임영석 수출입은행 조사역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개시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현지화 기준 외채규모를 증가시켜 신흥국의 채무상환 부담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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