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자업계, 자동차 부품 시장서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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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업계)

한·일 전자업체 간 경쟁이 자동차 부품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반도체, TV, 가전, 모바일 등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인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도 양국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과 LG도 전기차용 배터리와 차세대 전장 부품 분야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도 한·일 전자업체 간 숙명의 라이벌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들의 자동차 부품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은 업종과 국경을 뛰어넘는 다각적인 제휴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나소닉은 2016년까지 1200억엔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자동차 부품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글로벌 톱10 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파나소닉의 자동차 부문 매출은 1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9년 5700억엔 수준에서 4년만에 두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파나소닉의 자동차 부문 매출 비중도 사상 처음 10%를 넘어섰다.

히타치도 글로벌 종합 전장부품 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해외 고객 확보 및 신흥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히타치는 2018년까지 자동주차 시스템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미 카메라 센서 및 조향 제어 시스템 등의 기술 개발을 마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섰다.

전자부품 전문업체인 무라타제작소의 자동차 부품 매출도 2008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무라타제작소는 다각적인 M&A 및 제휴를 통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MEMS 센서, 고출력 파워엠프, 통신 모듈 및 부품, 네트워크 시스템 등 영역도 광범위하다.

박재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전자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자동차 부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최근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의 제휴 및 인수합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일본 업체들에 다소 뒤졌지만, 국내 대표 전자업체인 삼성과 LG의 움직임도 최근 들어 본격화되는 추세다.

삼성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BMW, 폴크스바겐 등의 고객선을 확보한 삼성SDI는 중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설립, 신흥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4월까지 중국 산시성 정부 및 안경환신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향후 5년간 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LG도 LG화학과 LG전자, LG이노텍을 중심으로 배터리 및 전장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범한 LG전자 VC사업본부는 IVI(In-Vehicle Infotainment) 및 차량 엔지니어링 매출을 기반으로 차세대 전장 부품 시장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시설 투자에만 3100억원이 투입된 인천캠퍼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최근 전장 부품 시장 대비를 강조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 전장화 및 스마트카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한·일 전자업체들의 자동차 부품 시장 진입이 본격화됐다”며 “전기차용 배터리와 인포테인먼트 등 IT 융합 부품 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전자업계, 자동차 부품 시장서 경쟁 격화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