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특허심사 서비스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다. 김영민 특허청장과 압둘라 지즈 UAE 경제부 차관은 지난 7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한-UAE 지재권분야 고위급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식재산권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특허심사 서비스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은 특허심사관을 UAE 현지에 파견, UAE 경제부에 접수된 특허출원에 대해 심사를 대행한다. 파견된 심사관은 특허 심사 외에도 UAE 특허청 설립, 특허 관련 법·제도 설계, 정보화, 인력 양성 등 컨설팅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며 선진화된 우리의 특허 행정 시스템도 전파한다. 특허심사 대행시 드는 인건 비용 및 심사 비용은 UAE 정부에서 모두 지불한다. 연간 23억원 규모의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
회담에서 두 기관은 한국에 출원되는 UAE 특허건에 대해서도 심사를 대행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1000여건의 UAE 특허 출원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심사 대행시 선행기술조사 인력 11명과 심사 인력 1명이 소요돼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합의는 UAE가 포스트 오일(Post-oil) 시대를 대비해 지식재산을 국가 핵심자원으로 인식하고 지재권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면서 선진 특허 행정을 구현하고 있는 한국에 특허심사 대행 등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UAE에는 아직 특허전담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로, 특허심사를 오스트리아 특허청에 일부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허청은 합의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중 세부 일정을 마련해 특허심사 대행을 개시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적으로 정보화, 인력개발 등 UAE 지재권 시스템 구축을 위한 종합 지원 방안을 만들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영민 청장은 “MOU를 통해 과거 원전, 자원개발, 건설 등 유형자원 중심으로 다져진 양국 경제협력 관계가 고급 지식서비스 수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다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지식재산 행정 한류를 확산하고, 일자리 외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