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우 서울대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나노 구조 제어 분야 전문가다. 첨단 전자·에너지 기술을 위한 높은 성능과 안정성의 신규 재료를 합성하는 연구 등에 매진하고 있다. 나노 코팅 기술과 새로운 나노 복합 재료, 박막 전극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파악해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989년 하버드 응용 물리학 박사를 받은 박 교수는 IBM TJ 왓슨 연구센터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쳤다. 1991년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위원을 역임하고 1997년 서울대로 돌아왔다. 2003년 조재필 금오공대 교수와 함께 나노 입자 코팅으로 이차전지(Li-ion Cells)용 양극 활물질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2∼3㎚ 크기의 나노입자를 이차전지의 음극, 양극, 전해질 중 안정성을 좌우하는 양극 활물질에 발라 양극의 효율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성과를 냈다. 양극 활물질의 보호 회로가 이상 작동해 생길 수 있는 이차전지 폭발을 나노 산화물 코팅이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박 교수 연구 성과는 당시 화학분야 학술지 `안게반테 케미`에 소개됐다.
박 교수는 최근 리튬 배터리 성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박 교수와 김천중 미국 버클리 연구소 박사는 고체상 반응을 이용해 그래핀이 균일하게 코팅된 `Li4Ti5O12(LTO)` 음극전극의 개발에 성공했다. LTO 음극전극은 기존 전극과 비교해 충·방전시 효율성이 높아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차세대 음극 물질로 주목해 왔다. 그러나 낮은 전기전도를 띠고 있어 상용화에 걸림돌이 있었다.
박 교수는 “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LTO 표면에 코팅해 초기 리튬이온의 빠른 반응을 유도해 LTO의 단점인 비전도성을 극복하고자 했다”며 “이번 연구로 향상된 리튬 배터리는 충전 속도도 빠르고 충전 횟수도 크게 늘어나 휴대전화,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차세대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과 접목, 티타늄 산화물을 그래핀 산화물로 미리 코팅한 후 리튬 전구체와 열처리 과정을 거쳤다. 그래핀 산화물의 환원과 고체상 반응을 동시에 진행하는 기법으로 그래핀이 코팅된 LTO 합성에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에이`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