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 2012년 67.6%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보급률은 79.5% 정도로 예상된다. 2010년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불과 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소셜미디어(SNS)나 동영상, 사진, 음악을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시간이 PC보다 훨씬 더 많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모르는` 전화와 문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또한 고객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르는 전화는 아예 받지 않는다. 스마트폰 시대를 선도하는 우리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신불통 현상`이다.
최근엔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로 전 국민이 분개했다. 정보유출 피해를 본 고객들은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카드를 재발급하거나 해지하느라 난리가 났다. 이 사고로 금융권에 대한 고객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뒤늦게 정부와 카드사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책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당장 전화를 생계수단으로 하는 텔레마케팅 영역에서도 큰 타격을 입어 전전긍긍이다. 정부가 마케팅 수단인 전화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텔레마케터 또한 좌불안석이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근본 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국민 시선만 의식한 정부의 `땜질 식 처방`에서 나온 또 다른 부작용인 셈이다.
개인정보 불법유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은 바로 전화번호다. 개인정보를 알면 고객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스팸문자, 스팸전화,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법영업이 진화하고 있다. 클릭하면 자동 결제하는 기술까지 동원되면서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스팸전화방지 스마트폰 앱들이 인기다. 그러나 이 앱은 꼭 받아야 하는 전화를 받지 못하게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스팸 이력 등록을 제3자가 하기 때문이다.
최근 스팸방지 앱 서비스가 새로운 형태로 선보였다. 전화번호와 함께 동영상, 이미지, 문자 등 멀티미디어 정보로 상대방 스마트폰 화면에 발신자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전화발신 기업이 직접 등록한다는 점에서 기존 앱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 유선번호 모두 발신가능하고 이동통신사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업과 고객 모두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전화발신자가 등록한 정보가 고객 스마트폰 화면에 전송된다면 고객은 안심하고 전화통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한 전화라면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안 받으면 그만이다.
물론 여기에는 통장개설에 금융실명제를 도입했던 것처럼, 전화번호도 `발신번호 실명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정부가 나서 이를 법제화한다면 금융권뿐만 아니라 국민의 걱정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이 고객에게 전화할 때 기업이 등록한 정보를 고객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일을 의무화한다면 정상적인 전화영업이 활성화되고 은행대출, 보험처리, 택배, 보안 등 대고객 서비스 품질도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포화 국가가 된 대한민국이 남보다 먼저 국민 불안, 고객 불편, 기업 고민을 먼저 해결하기 위해 전화 발신번호 실명기능의 법제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강정환 통통 대표이사 tongtong.sm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