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길 찾아라.”
모바일메신저에 의존하지 않고 이뤄낸 `플래피버드(Flappy Bird)` 성공에서 수많은 게임 개발자가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10일 더넥스트웹이 보도했다. 베트남 1인 개발자가 만든 플래피버드는 세계 앱스토어를 휩쓸며 다운로드 5000만건을 돌파했다. 개발자 응우옌하동은 하루 매출 5만달러(약 5361만원)를 올리는 초대박을 터뜨렸지만 갑자기 쏟아진 엄청난 관심에 부담을 느껴 게임 배포를 중단했다.
더넥스트웹은 미국과 유럽 진출을 원한다면 카카오톡이나 라인, 위챗 등 모바일메신저에 목맬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선 모바일메신저가 길목을 잡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과 유럽 스마트폰 사용자는 메신저에 게임이 왜 통합돼야 하는지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현지에서 인기인 왓츠앱과 스냅챗, 페이스북메신저 등은 채팅과 사진·동영상 공유 용도로 쓰이지 게임 플랫폼은 아니다.
게임 개발사가 모바일메신저에 거액의 수수료를 내는 이유는 `소셜` 기능 때문이다. 메신저로 친구에게 게임을 알리고 아이템을 조르는 기능이 강력한 입소문을 만들어낸다. 플래피버드는 모바일메신저 없이 이를 가볍게 대체했다. 게임이 끝나고 `공유` 버튼을 누르면 문자와 메일, 트위터를 선택해 게임 결과를 친구에게 알릴 수 있다. 화면 캡처 버튼도 있어 터치 한 번으로 고득점 게임 화면을 얻는다.
게임 결과를 트위터로 전파하는 것은 공짜지만 파급력은 모바일 메시지를 압도한다. 모바일메신저는 지정한 친구에게만 전파하는 게 끝이지만 트위터는 리트윗으로 친구의 친구에게 퍼져나간다. 높은 난도로 악명 높은 플래피버드는 게임 고득점 사진 캡처가 SNS에서 전파되며 인기를 끌었다.
플래피버드가 아이템과 무관한 게임이라는 것도 배울 만하다. 개발사 대다수는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고 내부 결제로 수익을 올린다.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면 단숨에 게임 최고 수준에 오른다. 내부 결제를 배제한 플래피버드는 오로지 사용자 숙련도로 경쟁한다.
더넥스트웹은 “친구와의 경쟁이 소셜게임의 중요 요소지만 대다수 게임은 아이템으로 랭킹이 결정돼 사용자 관심이 줄어든다”며 “플래피버드는 아이템 없이 사용자 역량으로 랭킹이 결정돼 큰 경쟁심을 불러오고 직접적인 바이럴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콘솔게임에 익숙한 미국과 유럽 사용자는 스마트폰 게임에 높은 그래픽과 복잡함을 원하지 않는다”며 “새가 파이프를 통과하는 플래피버드처럼 단순함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