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항공기 내 휴대폰 통화를 허용을 추진한 가운데 의회가 `반대 입법`으로 맞섰다.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는 11일(현지시각) 전체회의에서 항공기 내에서 휴대폰 통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하고, 하원 본회의로 넘겼다.
이 법안은 교통부가 관련 금지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휴대폰과 태블릿PC에서 이메일·문자 전송, 인터넷 서핑, 데이터 다운로드는 금지하지 않는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빌 슈스터(공화·펜실베이니아) 위원장은 “대부분 승객은 가능하면 자신이 탄 항공기가 빠르고 조용하게 가기를 마란다”며 항공기 내 휴대폰 통화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닉 라할(민주·웨스트버지니아) 의원도 “좁은 공간에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사람 사이에 앉아있는 건 안락함은 물론 안전의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법안은 지난해 말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항공기가 지상 1만 피트 이상에서 비행할 때 승객이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나온 대응이다.
교통부도 소비자권리보호 차원에서 휴대폰 통화 금지 규정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혀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앤서니 폭스 교통장관은 최근 성명을 내고 “항공사, 여행객, 승무원, 의원 등이 항공기 내 휴대폰 통화 허용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며 “나도 역시 이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방항공청(FAA)은 항공기 조종사가 비행 중에 개인적인 용도로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