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제재 예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동통신 업계가 번갈아 휴대폰 과열 보조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로 가입자 빼앗아오기에 나서면서 11일 하루에만 번호이동 건수가 방송통신위원회 과열 기준 2만4000건의 4배가 훌쩍 넘는 11만건에 달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5만802건 순증을 기록하며 이달 들어 총 5000여명이 줄었던 것을 하룻밤 새 만회했다. 이날 KT는 4615명, LG유플러스는 1188명이 줄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날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며 “가입만하면 단말기가 공짜에다 현금 61만원을 챙길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4 액티브는 128만원, LG전자 G2는 118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최근 보조금 시장이 이처럼 과열되면서 각종 꼼수 보조금 지급 방식이 속속 등장했다. 방통위 단속이 불가능한 심야 시간대를 노린 `떳다방`, 경쟁사에 빼앗기면 즉시 대응에 나서는 `불바다`, 개통 가능시간이 지나도 다음날까지 밤새 예약 접수하는 `뻗치기` 등 용어도 다양하다.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과열의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가입자 점유율 50% 사수를 천명한 이후 각종 불·편법 보조금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에SK텔레콤 측은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성장율 5%를 공언하며 무한 보조금 과열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