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재발과 전이에 관여하는 암 줄기세포가 활동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항암제 개발에 걸림돌이 됐던 대표 발암 유전자(라스 단백질)가 암 줄기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구명해 표적 항암제 개발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강열 연세대 교수팀이 세포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스위치인 라스 단백질 때문에 암 줄기세포가 활동하게 되면 암이 성장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2일 밝혔다.
암 줄기세포는 암 세포의 기원이 되는 세포다. 계속 생존할 수 있으며 암 유발·재발·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암 줄기세포를 제어하는 항암제 개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최 교수는 생체 내 발생·성장·항상성 유지와 관련 있는 중요 신호전달계 `윈트신호전달계`와 라스 단백질이 암이 생기는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 라스 활성을 제어하는 원리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대장암 발생 초기 암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자(APC)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윈트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윈트신호전달계를 통해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는 시점, 발암형태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라스 유전자가 암 줄기세포를 활성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생체 내 돌연변이를 일으킨 라스가 있으면 정상 라스를 가진 대장암 세포에 비해 암 줄기세포 인자가 증가되는 것도 확인했다. 생쥐에게 대장암 세포를 주사해 암을 만들면 정상 라스를 가진 세포보다 돌연변이 라스를 가진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김태일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환자 조직에서도 돌연변이 라스가 암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라스의 새로운 기능을 규명한 이번 연구로 앞으로 라스에 영향을 받은 암 줄기세포 활성화를 차단하는 방식의 항암제를 개발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 교수는 “암 발생 핵심인자 라스단백질의 암 줄기세포 활성화 조절을 통한 암의 성장과 전이 조절을 규명함으로써 향후 암 줄기세포 표적항암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