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IT, BT, NT 등 첨단 기술과의 융·복합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뿌리산업을 육성하고 자율주행 등 차세대 스마트카용 핵심 부품 개발 전략을 새로 짜야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경쟁 체제와 업종을 망라한 공동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별 업체 단독으로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기술 혁신에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CES 2014에서 자율주행 운전보조장치의 부피를 노트북 수준으로 줄인 ‘zFAS’ 시스템을 공개한 아우디가 대표적이다. 아우디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세트와 각종 센서 프로세싱을 통합해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성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핵심 부품의 크기와 무게를 줄여 자동차 성능을 저해하지 않고 첨단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율리히 하켄버그 폴크스바겐그룹 기술개발 최고위 임원이 “최근 자동차 엔지니어링 기술 혁신의 90%는 전기·전자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망라해 인력과 기술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하고 공동 개발하는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자체 역량 강화에만 의존해 온 현대·기아차의 변화와 함께 부품업체들의 공동 연구 기반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차량용 반도체와 센서, 모터 등 차세대 핵심 부품 기술 육성도 시급하다. 기계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고착화된 부품 경쟁 구도에서 대형 업체와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IT 및 전기·전자 산업의 노하우를 자동차 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자동차 고급화와 감성 품질에 직결되는 주조, 금형 등 뿌리산업을 육성해 중소기업의 제조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도 과제다. 현장 경험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I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식기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