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과 북미에서 자체 유통점을 늘려 성장이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대처한다. 애플스토어와 전면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 삼성전자가 3월 유럽에 31개 유통점을 열고 캐나다에 90개 자동판매기를 설치한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5 출시를 앞두고 고객과 접점을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삼성은 애플스토어 디자인을 이끌었던 팀 거젤을 영입했다. 삼성 브랜드 매장을 애플처럼 만들려는 계산이 깔려있다. 거젤은 현재 삼성전자 부사장이며 미국 유통을 총괄한다.
브랜드 매장은 입소문을 퍼트리는 전진기지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일으킨다. 애플스토어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줄을 선 고객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삼성전자는 아시아 지역엔 자체 매장을 열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이제 아시아 성공 노하우를 북미와 유럽으로 전파한다. 서울에만 100개가 넘는 삼성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중국과 대만, 홍콩에도 삼성 브랜드 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유통점 안에 ‘스토어 인 스토어’ 형태 판매대를 열어 시장을 파악한 후 자체 매장을 확장한다. 과거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 판매점에서만 휴대폰을 팔았다.
삼성전자 매장 확대는 애플 영향이 크다. 애플은 세계 420개 매장을 열고 최고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4분기 애플스토어는 70억 달러(약 7조4500억원)를 벌어들었다. 매장 한 곳 당 매출이 1670만 달러(약 177억9500만원)에 달한다. 매주 평균 2만1000명이 각 매장에 방문한다.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1위는 애플이며 삼성은 2위다.
새 삼성 매장은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박물관 옆에 문을 연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TV와 각종 첨단 기기를 전시한다. 삼성이 매장을 확대하지만 애플처럼 자체 운영은 아니다. 삼성은 협력사에 매장 운영을 맡긴다. 유럽 매장은 영국 모바일 유통사 카폰웨어하우스 그룹 PLC와 폰스포유가 담당한다. 삼성은 다른 유통사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