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IT 기술이 안전한 택시 귀가 돕는다

야근이나 회식, 지인들과의 저녁 모임이 잦은 기자들의 경우 귀가가 늦어지는 일이 많다.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에는 이미 지하철과 버스도 끊겨 택시를 타야 한다. 늦은 밤에 택시를 타고 내려야하는 상황을 걱정해 가끔 동료들이나 친구들이 택시 뒷번호를 적거나 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늦은 시간 어두운 곳에서 택시 번호를 정확히 식별하는 것도 어렵고, 매번 메모나 사진을 찍는 것도 번거로웠다.

특히 송년회 등 모임이 잦아지는 연말연시 기간에는 택시 안에서 지갑이나 가방 등 귀중품을 두고 내리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이때 택시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을 경우 차량을 찾기가 한결 쉽지만, 현금으로 지불했을 경우에는 찾을 방법이 거의 없어 난감해진다.

NFC 택시안심귀가서비스는 이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고민에서 출발한 일상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버스, 지하철과 함께 주요 대중교통수단인 택시에 근접통신기술의 하나인 NFC 기술을 결합한 사례로 시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돕는다.

NFC 택시안심귀가서비스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택시좌석에 부착된 NFC 태그에 갖다 대면 앱이 자동으로 구동되면서 택시운행정보(이용자위치, 탑승시간, 택시회사, 차량번호 차고지, 연락처 등)가 이용자가 지정한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들에게 문자로 전송된다.

◇안심귀가, 분실물 습득 등 선진택시문화 실현 앞당겨=택시업계에서도 이번 NFC 택시안심귀가서비스의 도입으로 선진택시문화가 자리 잡을 계기가 될 것을 기대했다. 서울시 택시운전사인 한원근(63)씨는 운전 중 라디오 뉴스로 처음 접했다며, 서울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한 NFC 택시안심서비스의 적용 및 확대를 반가워했다.

한씨는 “승객의 범죄예방이나 야간 귀가 시 안전문제뿐만 아니라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다보면 휴대폰이나 가방 등 분실물을 습득하는 경우가 있는데, 운전사 역시 승객에게 돌려주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며 “이 서비스가 확대되면 승객들이 물건을 잃어버려도 스마트폰으로 공유한 정보로 해당 택시회사에 문의해 쉽게 분실물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씨가 모는 택시 조수석 헤드 뒤편에서 NFC태그를 만날 수 있었다. 택시운전사 및 차량정보가 있는 앞좌석보다 뒷좌석에 타는 승객들이 더 많은 것을 고려해 설치한 부분이다. 특히 여성 승객들은 대부분 뒷좌석에 앉는 것을 선호한다.

NFC 택시안심서비스 개발을 추진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최영준 선임연구원은 “택시운행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는 시간이나 방법이 짧고 간단해 승객들은 택시운전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행할 수 있다”며 “반대로 범죄예방 등 승객의 안전만을 고려해 놓칠 수 있는 운전사들의 개인정보 등이 공유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또 법인택시가 아닌 개인택시의 경우에는 차량 내부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부분 등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제작, 홍보하고 있다.

◇사회문제에 ICT 도입하는 성공사례 목표로 정부, 지자체 손잡아=NFC 택시안심서비스 사업은 미래부가 타 부처와 협력해 과학·ICT를 기존 산업·이나 사회에 접목해 활력을 제고하는 ‘비타민 프로젝트’의 하나다.

특히 7대 중점 과제 중 대국민 안전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난안전SOC(비타민 S)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미래부가 모바일 앱 및 택시운행정보를 담은 NFC 태그 제작 등 시범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제공하고 기술 개발을 지원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는 택시사업자 협조 지원, 모바일 앱 운영, 서비스 확산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

서울시는 지난달에 설치한 법인택시 1만7000대를 포함해 서울 법인택시 2만3000대 전체에 NFC 안심귀가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NFC 택시안심귀가서비스가 하루 평균 396.3건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는 판단이다.

2000년대 중반에도 이와 비슷한 택시안심귀가 서비스가 있었으나 사용상의 불편함으로 널리 확산이 되지 않았다. 콜택시 등을 대상으로 해 사전가입 및 결제가 필요했고, QR코드 등으로 제작해 흔들리는 차량 안에서 카메라 초점이 흔들리거나 야간인식 문제 등이 있었다. 또 모바일 RFID 방식도 서울시, 정보통신부 등이 협력해 적용한 바 있으나 별도의 리더기가 필요해 결국 확산되지 못하고 폐지됐다.

반면 NFC안심택시서비스는 NFC태그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면 되고, 승객은 NFC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가지고 앱(애플리케이션)만 다운로드받아 이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번거롭게 앱을 사전에 다운로드받지 않아도 바로 웹페이지가 뜨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정부는 이 기술이 다양한 앱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최 선임연구원은 “일반인 및 사업자가 교통관련 응용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택시운행정보, 모바일 앱 개발 가이드라인, 소프트웨어 모듈 등도 모두 공개해놓았다”고 강조했다.


※ 시범서비스 적용 대상 및 적용 현황

대상: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일부)의 택시 약 32000대

※ 국내 택시(약 25만대) 중 50% 가량이 운행되는 수도권 지역의 법인택시를 시작으로 시범 적용, 95% 이상 NFC 태그 부착 완료

※ 울산지역 1,800대는 버스도착정보 안내 서비스 사업과 연계하여 지원(2014.3월)

※ NFC 택시 안심서비스 누적(2012.23.~2014.2.10.) 이용건수 : 2503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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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