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전문 서비스 업계, "힘들다 힘들어"

특허청이 지식재산(IP)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IP정보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국내 IP 서비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정부 과제 사업 외에는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IP서비스 산업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간 협력·연계 사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IP전문 기업은 특허 데이터베이스(DB), 조사·분석, 검색, 연차료 관리 업체가 적자를 내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적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인력 등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부분 IP 서비스업체가 국내 시장이 포화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허청이 지난 2012년 조사한 ‘국내 지식재산서비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IP 서비스 산업 규모는 4105억2700만원 수준이다. 미국 89억375만달러(한화 9조5000억원·2007년 경제 센서스 조사), 일본 980억엔(한화 1조300억원·2011 특허청 조사)에 비해 시장 규모가 영세하다.

이에 특허청은 지난해 3월 IP 서비스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IP정보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허와 서비스, 과학, 법률 등 다양한 정보가 결합한 융합형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한국형 톰슨로이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우선 IP 서비스업체 단위 규모가 너무 영세한 것이 문제다. 한 IP 서비스업체 대표는 “지금 규모로는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어렵다”며 “IP DB, 검색, 번역, 기술거래 등 각 분야 전문 업체 간 컨소시엄 등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IP 서비스 기업 1개당 평균 매출액은 6억원이 겨우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IP서비스 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도 문제다. 톰슨로이터·글로벌 CPA 등 해외 업체가 브랜드와 자본력으로 국내 IP 시장 고객을 사로잡고 있지만 국내 영세 업체는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IP서비스 기업이 민간 부문에서 매출을 늘리지 못하자 공공사업에만 몰두하는 것도 경쟁력 악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계에 따르면 IP서비스 기업은 자사 사업 비중 가운데 적게는 5%에서 많게는 50% 이상 특허청 공공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IP번역, 검색, 선행기술조사 사업을 민간 IP서비스 기업에 하청 주는 형태다.

한국IP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공공 사업 비중을 높이는 것은 결국 민간 시장 경쟁력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해외 시장에 진출할 여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공공사업이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2013 특허청 IP 정보산업 활성화 방안 개요

IP전문 서비스 업계, "힘들다 힘들어"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