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유료방송 가입자가 700만명을 돌파했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매체별 합산 규제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인 가운데 KT그룹 유료방송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법 제정 이전에 합산 규제 상한 점유율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합산 규제 법안은 특정 기업군의 미디어 플랫폼 시장점유율 합계가 전체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우리나라 유료방송 가입자수를 감안하면 833만명 정도가 상한선이다.
KT미디어허브는 18일 기준 올레tv가 509만명(OTS 포함)을 넘었다고 20일 밝혔다. 스카이라이프는 1월 말 기준 420만명(OTS 포함)이라고 밝혔다. OTS 중복을 제외하면 총 704만명 가입자를 넘었다. 국회에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규제할 수 있는 방송법과 IPTV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T가 700만명을 넘은 것이다. 위성 가입자의 점유율 제한이 없는 틈을 타 승승장구하고 있다.
KT 올레tv 가입자는 연평균 100만명, 월평균 약 10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KT는 2008년 11월 17일 실시간 IPTV ‘메가TV’로 서비스를 시작해 2009년 12월에는 가입자 100만명, 2010년 12월 200만명, 2011년 12월 300만명, 2012년 12월 400만명, 2013년 12월 500만명을 돌파했다. KT스카이라이프도 지난해 순증가입자가 39만명(OTS 포함) 늘면서 꾸준히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법이 발이 묶여 케이블 업계는 KT의 성장세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 업계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 유료방송 가입자 규제 관련 법안의 통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보내는 등 법 제정에 총력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18일까지 진행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합산규제법은 올라오지 못했다.
케이블 업계는 KT계열의 독과점은 방송의 다양성과 공정경쟁 환경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33% 점유율 규제가 통과되지 못한 상태에서 KT 계열의 가입자가 830만여명을 넘어서면 결국 49% 규제로 가야 한다”며 “방송의 다양성이라는 목적을 상실한 채 통신시장과 비슷해지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전 세계 유일무이하다”며 “현재 방송시장의 독과점으로 인한 다양성 훼손의 문제는 대기업 케이블 사업자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장독과점에 대한 염려가 훨씬 크다”고 반박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