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총 7600억원을 투입해 ‘통합 IT센터’를 건립하고 계열사별 전산시스템은 완전히 분리한다. 계열사별 전산 분리는 2017년 2월이 목표다. 20일 농협은 통합IT센터 건립을 위한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하고 201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착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 전산센터 노후화로 작년 하반기 농협은 의왕에 용지를 매입하고 인허가를 추진한 바 있다.
의왕 통합IT센터는 2개 동으로 지어진다. 지상 10층, 지하 2층으로 건립되며, 연면적 9만1570㎡로 양재동 전산센터의 4.1배 규모다. 시설도 은행권 최대 규모로 △자체 전력보급이 가능한 무중단 유지보수 시스템 △최첨단 다중보안시스템 △지진에 강한 면진설계 등 IT를 접목한 보안 수준을 높였다.
농협은 또 2000억원을 투자해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지역농축협 금융사업)의 전산시스템을 완전히 분리할 계획이다. 올해 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성능비교평가 등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사와 선행과제를 수행하고,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해 2017년 2월까지 분리를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농협 전산분리는 2015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3·20 전산사태 등 잇단 전산장애 여파로 금융위원회에 분리계획 시점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금융위는 농협 요청을 수용해 분리시점을 유보해줬다. 이에 따라 농협은 2017년까지 상호금융 전산뿐만 아니라 보험 등 핵심 계열사 전산시스템도 법인별로 분리한다. 보험시스템 전산 개발에는 1400여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3·20 전산사고와 카드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연이어 보안사고가 터지자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1000억원을 별도 투자하기로 했다. 이로써 △전 영업점 내부망과 외부망 분리 △영업점별 전산기기 복구체계 구축 △해킹공격을 차단하는 내부 접속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업무용PC 가상화 시스템 구축과 정보보호구역 통제 강화 등 보안 시스템 전면 개편작업에도 나선다.
은행과 상호금융, 보험 등 전산망이 분리되면 거래량이 분산돼 거래 지연이 해소되고, 만일의 장애 발생 시에도 법인 간 전이를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게 된다. 농협 IT본부 관계자는 “보안 사고로 계열사별 전산분리가 당초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국내 최고 수준으로 보안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며 “시스템이 구축되면 외부 해킹이나 악성코드 유입 등을 완전히 차단해 정보 외부유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농협 IT 부문 투자 계획 자료-농협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