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후 첫 대외행사에 나섰다. 통신 1등을 선언한 황 회장의 경영계획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특유의 신중함을 내비쳤다.
황 회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4 ITU 전권회의 주관사 협약식’에 공식통신사업자 대표로 참석했다.

황 회장이 그동안 대외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례적 행보로 풀이된다. 황 회장이 ITU 전권회의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협약식에서 KT는 주관통신사업자로서 전권회의와 프레스룸 운영에 필요한 정보통신 서비스 지원을 약속했다. 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통신 맏형이라는 KT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행사 후 황 회장은 통신 1등을 위한 구체적인 경영계획과 이같은 구상을 발표할 시기에 대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신중함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황 회장은 “(경영계획 발표는) 천천히 하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후에는 추가 발언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앞서 황 회장은 회장 내정자 당시 시간을 갖고 경영계획을 정리한 뒤 이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황 회장이 지난해 12월 내정자가 된지 2개월 이상 지났고 정식 취임 후 1개월이 지났음에도 구체적 경영계획을 내놓지 않아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경영계획 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내·외부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내부적으로 대리점이 이탈하는 등 일선 유통 조직이 붕괴돼 조기에 정상화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 개편 이후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외부적으로는 3월 중으로 예정된 영업정지 등이 변수다. 당장 미래부의 영업정지에 이어 방통위의 추가 제재도 불가피하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