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경기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역경제 보고서(골든북) 1분기호’에서 “1∼2월 국내 경기는 2012년 4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골든북은 한은 지역본부가 전국의 지역 경기 흐름을 파악해 분석한 보고서다.
1∼2월 지역별 경기는 수도권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이 완만하게 개선됐고 호남권과 대경권(대구·경북)에서는 회복세가 주춤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작년 4분기에 이어 경기 회복세가 눈에 띄지 않는 지역으로 꼽혔다.
김상기 지역통할실장은 “동남권과 강원권은 (모니터링 지수가) 보합에서 소폭 증가로, 호남권은 소폭 증가에서 보합으로 바뀌었는데 지역내 총생산(GRDP) 비중은 동남권과 강원권의 합이 20%”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국내 경기의 전반적 흐름이 지난 분기보다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생산은 반도체와 휴대폰·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증가세를 보였고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생산도 증가했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는 정보기술(IT)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소비는 호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이 증가했다. 설비 투자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동차부품 등 일부 업종만 늘었고 IT부문은 기존 설비의 성능 개선에 머무르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설비투자가 비교적 크게 증가한 만큼 올해 투자가 저조하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건설 투자는 산업단지가 조성된 대구·경북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에서 줄었지만 일부 지역은 민간주택 부문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제주권, 강원권, 충청권 등에서는 일부 농림수산물 품목의 대 일본 수출이 줄면서 엔화 약세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엔저 파괴력도 예상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업체들과 자동차, 기계장비 등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기술력 등 가격 외의 경쟁력이 높아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반면 최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축산 농가는 직격탄을 맞았고, 관련 식품 매출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폭설의 영향으로 강원권의 관광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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