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t커머스 ‘데이터방송’ 정책 방향을 진흥에서 규제로 바꾸면서 관련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최초 화면의 3분의 2이상을 메뉴클릭인 데이터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가이드라인(안)을 내놨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나오자 t커머스 사업자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제한은 가이드라인의 탈을 쓴 규제”라며 “산업을 진흥시키겠다는 정부가 입장을 정반대로 바꿔 산업 죽이기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미래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안)에는 t커머스 채널 최초 화면에서 전체 화면의 3분의 2를 메뉴클릭으로 구성하고 동영상은 3분의 1이하로 줄이며, 실시간 생방송 편성을 금지시킨 것이 골자다. 미래부는 현재 t커머스 채널이 최초 화면의 2분의 1(60%이상)을 동영상으로 구성해 TV홈쇼핑과 구분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에 데이터방송 규제 완화 내용을 담았다. 기존 데이터방송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t커머스 산업 발전이 지연되고 부가통신서비스와 규제 형평성 문제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미래부는 ‘방송산업발전종합계획’에 디지털환경에 맞는 t커머스 활성화로 데이터방송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도록 법·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두 달여 만에 ‘규제’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t커머스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사업자는 KTH와 티브로드 계열의 아이디지털홈쇼핑이다. 임승주 아이디지털홈쇼핑 본부장은 “동영상 크기를 줄이는 것은 시청각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TV매체의 속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시청자 편익 침해를 초래한다”며 “중소형TV 보유자나 노약자에게 가독성이 떨어져 t커머스를 사용할 기회를 박탈하고, 정부안대로 규제를 가하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홈쇼핑과 t커머스와의 역무구분을 위한 규제기준이 필요해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기섭 홈쇼핑협회 팀장은 “데이터방송 승인 목적을 달성하고 상품 판매형 채널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방송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티비 홈쇼핑과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이 규제가 누구에게 ‘혜택’이 가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홈쇼핑에 이득이 가는 것”이라며 “기술 강국을 주도하는 미래부에서 아날로그 홈쇼핑과 디지털 t커머스의 돈싸움에 휘말려 향후 기술이 어떤 신세계를 창출할지 논하지 않고 규제를 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