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2 첨단 과학기술 단지 조성에 착수합니다. 창조경제 시발점은 아시아·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인 제주입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김한욱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은 제주를 창조경제 특구, 국내 유일의 명품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김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 JDC는 공기관 경영 평가 최하위, 투자유치 부진, 면세점 매출 정체 등으로 불량 공기관이라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취임 후 1년도 안 돼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관광 위주의 3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지식창조 산업 전진 기지로 제주를 변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긴급 경영진단을 실시해 지출예산 통제, 경상경비 절감, 인력 감축을 포함해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에 나섰다. 수익 증대를 위한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안도 정부 조정을 이끌어내는 등 안팎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우수기관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30개 공기업 중 4위, 반부패 경쟁력 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시설 입주율은 70%에 육박했고, 산업 용지 분양률은 100% 달성했다. 김 이사장은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정보통신(IT)과 바이오(BT) 등 미래 기술형 기업을 입주시킨 것이 주효했다”며 “올해 기술단지뿐만 아니라 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등 핵심 사업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가 추진 중인 여러 창조경제 프로젝트는 지역 건설 경기 활성화와 제주도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촉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먼저 JDC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400억원, 내년 1000억원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여러 사업 성과가 나타나면서 올해 1400억원 부채 모두를 상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7년까지 ‘금융부채 제로화’를 실현하고 방만 경영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조직 개혁과 맞물려 김 이사장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주 6대 프로젝트 사업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DC가 추진 중인 사업은 모두 융합형 사업이다. 제주 천혜의 요소를 산업에 덧입힌 ‘컨버전스’ 3차 산업으로 정의한다.
김 이사장은 “제2 첨단과학기술 단지 조성은 물론이고 중국 녹지그룹과 헬스케어 타운 조성 2단계 사업에 곧 착수한다”며 “신화역사공원 사업도 홍콩 란딩 그룹과 상반기 건축 공사에 돌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 영어교육 도시를 해외 유학생의 새로운 거점으로 육성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영어 교육도시 내 NLCS 제주가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학생 56명 전원이 국내외 유수 대학에 입학 예정”이라며 “세계 100위 이내 대학 합격자가 38명에 이르는 등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외화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는 인구 유입률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며 “영어 교육도시의 경우 반경 15㎞이내에 빈집이 없을 정도로 미분양 주택도 나갈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JDC 추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제주도 내 균형발전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창조 중심 자유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