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위원장은 2일 6·4 지방선거 전 신당을 창당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양측은 또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 ‘무(無)공천’을 공동으로 실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전격 신당 창당 선언으로 야권발 정계개편이 현실화됨에 따라 6·4 지방선거는 3자 구도에서 새누리당과 통합신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양측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을 통합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정부와 여당이 대선 때 거짓말에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차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한 뒤 이를 안 위원장 측에 전달하면서 통합을 제의했고, 두 사람은 1일 두 차례 회동을 거쳐 2일 새벽 0시 40분께 최종적으로 지방선거 전 ‘제3지대 신당’을 통한 통합에 합의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양측이 5 대 5 지분으로 참여, 창당준비단을 구성한 뒤 정강정책 등 신당 창당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 등 당내 내부 논의를 거쳐 합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제3지대 신당 창당 구상에 만장일치 동의를 받았으며 기자회견 뒤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에게 음성메시지를 보내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양측이 통합에 합의하고 선언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문 의원에게 안 위원장과 신당 창당 합의 사실을 알렸다.
안 위원장도 이날 회견 뒤 여의도 신동해빌딩 새정치연합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신당 창당 결정에 동의를 구했다.
새누리당은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 “야합이자 저급한 정치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저급한 신생 정당과 야권 짝짓기를 위해서라면 뭐든 내던지는 민주당의 야합”이라며 “진작부터 예상됐던 저급한 정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50도 물 두 그릇을 섞으면 100도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야합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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