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차세대 성장엔진 닮았다...융복합·B2B가 키워드

삼성과 LG가 추진하는 차세대 신성장사업 다수가 유사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그룹의 신규 성장산업 발굴이 기존 IT 강점을 살린 융·복합 신제품 개발과 기업 간 거래(B2B) 신시장 개척 쪽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3일 본지가 삼성과 LG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 사업을 취합한 결과, 자동차 부품, 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등 많은 영역에서 사업 내용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사업으로 태양전지와 자동차배터리, LED, 의료기기, 바이오를 선정한 후 계열사별로 이를 구체화해 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와 LED를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추진 중이다. 삼성전기는 전자가격표시기(ESL)와 무선충전을, 삼성SDI는 차량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차세대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꼽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개척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오에서는 바이오시밀러와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의약품 제조능력 보강에 총력을 기울인다.

LG그룹은 에너지솔루션과 자동차부품, 리빙에코, 헬스케어 등 4대 부문을 선정해 공을 들인다. 자동차부품에서 LG전자는 자동차부품과 엔지니어링, 카인포테인먼트 기기를, LG화학과 LG이노텍은 각각 배터리와 모터를 생산한다. LG하우시스는 차량외관 소재를 담당한다.

에너지에서도 태양전지와 냉난방 및 빌딩에너지시스템, 스마트그린 솔루션, ESS 등에 LG전자, LG CNS, LG유플러스, LG화학 등이 참여 중이다. 차세대 조명과 u헬스케어 시스템에도 여러 계열사가 참여하면서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모두 기존 강점을 살리면서 융·복합 IT 분야로 신시장 창출을 노리고 있다”며 “두 그룹의 신성장산업이 중복되는 것은 기존 주력사업이 겹쳤던 데다 전혀 특출난 성장 아이템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삼성과 LG의 차세대 산업은 다수가 기존 주력분야에서 파생돼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신시장 창출을 노리는 아이템이다. 전혀 하지 않던 분야는 접근이 쉽지 않고 시장 개화기 예측이 힘들다. 이 때문에 삼성·LG는 융·복합 IT 역량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창의력을 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성장 사업이 소비자 거래(B2C)가 아닌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됐다. 삼성과 LG 계열사가 꼽은 신성장 산업군 대부분이 B2B다. 자동차부품, 에너지솔루션은 물론이고 의료기기와 ESS, ESL, 네트워크망 구축 사업 등도 모두 B2B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B2B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B2B센터를 준사업부로 승격시켰다. LG도 그룹 내 B2B사업팀을 통해 사업발굴과 계열사별 B2B 사업전략의 큰 그림을 조율한다.

B2B는 B2C와 마케팅·영업방식이 전혀 다르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기업 브랜드가치가 높아진 것은 기회다.

한 기업분석업체 CEO는 “주력산업 성장 정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LG가 보다 적극적으로 신성장산업을 발굴하고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표1. 삼성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태양전지·차배터리·LED·의료기기·바이오 5대 신수종사업 선정후 계열사별 세부추진

삼성전자: 의료기기 LED

삼성디스플레이: 차세대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삼성SDI : 전기차용 배터리. ESS

삼성전기: 전자가격표시기(ESL), 무선충전

삼성SDS: 융복합 스마트 인프라 구축. 해외시장 창출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제약사 전략적 생산제휴,

삼성바이오에피스: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자료: 삼성그룹, 각사

표2. LG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4대 전략 부문 선정. 각 계열사별 역량 집중화

에너지: 태양전지, 발전용연료전지, ESS, 스마트빌딩솔루션

자동차부품: 배터리, 모터, 엔지니어링, 전기차부품, 외관용경량소재, 카인포테인먼트

리빙에코: 차세대 조명, 수처리

헬스케어: U헬스케어 시스템 및 디바이스

*자료: LG그룹, 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