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출시하는 기아차 ‘쏘울EV’ 판매 가격이 400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르노삼성·한국지엠 등 주요 완성차업체도 가격 인하를 검토해 전기차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10~20% 수준으로 떨어질 게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정부 보조금(2000만~2300만원)을 지원받으면 올해 전기차는 1500만원 안팎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4일 현대·기아차는 양산형 전기차 ‘쏘울EV’ 가격을 4000만원 이하로 책정하고 이달 15일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최종 가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내수시장 1위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 자동화 생산라인까지 갖춘 기아차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알려지면서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등도 가격 검토에 돌입했다. 글로벌 시장 1위의 닛산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 ‘리프’를 상반기에 국내에 출시한다. 리프의 북미시장 판매 가격은 2만9650달러(3144만원)로 국내 가격은 35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경쟁을 고려해 ‘쏘울EV’ 국내 가격은 4000만원 이하로 책정할 것”이라며 “쏘울EV는 이미 연간 5만대 규모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춰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내 출시를 앞둔 BMW ‘i3’도 가격을 잠정 확정했다.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i3는 차체뿐 아니라 시트와 트렁크까지 모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제작됐다. i3 유럽 판매 가격은 3만4950유로(5148만원)이어서 국내 가격은 5000만원 선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전기차리더스포럼 의장은 “올해 전기차 종류도 대폭 늘어난 데다 정부의 전기차 보급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완성차 업체의 시장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초기 선점을 위한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서울·광주·영광·제주 등 10개 전기차 선도 도시를 대상으로 올해 민간보급을 실시한다. 올해 지원하는 차량 수는 최다 1000대다. 환경부 보조금(15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500만~800만원)을 포함해 800만원 상당의 전기차 완속 충전기를 무상으로 설치·보급한다.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 가격 현황(자료:업계)>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