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엄지크기 셋톱박스 시장 `다윗과 골리앗`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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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크롬캐스트’가 이끈 엄지크기 초미니 셋톱박스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구형TV를 인터넷TV로 바꿔주는 몇 만원대 기기의 잇따른 출현을 세계 TV·콘텐츠 기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쿠 스트리밍 스틱과 리모컨. <자료:로쿠>
로쿠 스트리밍 스틱과 리모컨. <자료:로쿠>

6일 CNN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로쿠(Roku)는 엄지크기의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기기 ‘로쿠 스트리밍 스틱(Roku Streaming Stick)’을 공개했다. 가격은 49달러(약 5만2500원)로 35달러(약 3만7500원)인 크롬캐스트 가격에 근접했다.

USB 형태의 크기까지 유사하다. TV의 HDMI 포트에 꽂아 와이파이(Wifi)로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기능은 같다. 스마트폰·태블릿PC에 다운로드 받은 앱을 TV에서 볼 수 있다.

로쿠는 크롬캐스트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핵심 무기로 삼았다. 안드로이드와 iOS 앱으로 이뤄져 어떤 스마트폰·태블릿PC와도 연동된다. 넷플릭스, HBO 고(GO), 훌루 플러스, 유튜브, 판도라, 메이저리그 야구와 NBA 앱을 포함한 1200여개 앱을 갖췄다. 음악·사진 서비스를 하며 3만1000여개의 영화도 있다. 폭스뉴스는 “크롬캐스트 웹사이트에 공개된 앱 리스트는 14개 뿐”이라 비교했다. 단 이달 구글이 소프트웨어개발킷(SDK)을 공개해 앱은 늘어날 전망이다.

로쿠는 별도 와이파이 ‘리모컨’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로쿠는 더 나아가 PC 콘텐츠를 TV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가 기능도 더할 예정이다.

로쿠의 가세로 초저가 스트리밍 기기를 업은 인터넷 기반 콘텐츠 서비스 열풍은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 출시돼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은 크롬캐스트는 3월 영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발매에 나선 상태다.

대부분 외신은 로쿠 스트리밍 스틱이 크롬캐스트의 강적이라 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쿠 제품이 비싼 대신 리모컨을 준다”고 사실상 가격차이가 없음을 전했다. 폴 오도노반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가격 차이가 구글에 이점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미니 돌풍이 한창인 미국 셋톱박스 시장에서도 로쿠는 골리앗과 겨루는 다윗이다. 애플TV와 경쟁한다. 여기에 공룡의 진출이 잇따라 예고돼 격전이 예상된다. 하반기 아마존이 진출을 앞뒀으며 소니, 삼성전자까지 출전 준비 중이다. 넷기어와 웨스턴디지털 등 사업자도 가세한다. 현재 애플TV와 로쿠가 80%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애플TV를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로쿠의 최신 셋톱박스 99달러(약 10만6000원)짜리 ‘로쿠3’는 아마존닷컴의 전자제품 판매 5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는 크롬캐스트다.

로쿠 스트리밍 스틱은 아마존닷컴을 포함한 인터넷 매장에서 이날 예약주문에 돌입했다. 내달 배송을 시작하며 오프라인 판매도 한다. 로쿠는 앞서 모바일고해상링크(MHL) 지원 제품에만 연결할 수 있는 두배 가격의 유사 제품을 2012년 내놓은 바 있지만 신형 스틱은 모든 HDMI 포트에 꽂을 수 있다.

표. 로쿠 스트리밍 스틱과 구글 크롬캐스트 비교 (자료: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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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