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전자지갑과 결제기능을 결합한 국내 최초 스마트 복합결제 플랫폼 KT ‘모카’가 지난해 서비스 예정이던 테스코, 아마존 등 대형 유통가맹점 론칭을 전면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KT는 모카 플랫폼 개발 협력사와도 계약 해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세계 최초를 표방하며 KT가 출범한 모카 사업이 협력사 해지와 가맹점 서비스 중단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모카 사업은 전임 이석채 회장 주도로 스마트폰 카드 결제는 물론이고 멤버십 적립, 쿠폰 할인 등이 가능한 융합형 스마트 금융 서비스다.
당시 KT는 국내 60여개사가 참여한 금융 결제 연합체 ‘모카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전용 금융서비스다.
실제 이 연합체에는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유통·가맹점 등이 대거 참여해 해외 구글 등과 맞설 새로운 모바일결제 대항마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KT 모카 사업은 2년여만에 대형 가맹점 서비스 론칭이 좌절되는 등 큰 위기를 맞았다. 60여개사 연합인 모카 얼라이언스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우선 해외 전자결제 시장 진출을 위해 서비스 론칭 예정이던 테스코와 아마존닷컴 입점이 잇따라 중단됐다. KT는 세계 가맹점을 확보한 이들 기업에 모카 서비스를 연계해 해외 전자결제 시장 진입을 준비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대형 가맹점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먼저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플랫폼 협력사와 일부 갈등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영국 테스코 부사장급 70명은 모카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 홈플러스를 방문했다. KT는 모카서비스 중단을 숨기기 위해 한 곳의 매장에서만 모카서비스 연동 플랫폼을 깔고 시연하는 등 헤프닝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KT와 협력사 간 갈등에 대해서는 KT도 일부 인정했다.
KT 관계자는 “협력사가 무리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협력사 금융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가맹점 론칭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협력사 대표이사 해임까지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KT 측은 “대표이사 변경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한 내용”이라며 “이 과정에서 협력사 대표가 후임 대표 자격 요건 등을 거론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해결방안을 쌍방이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카 사업 중단으로 해당 협력사는 현재 직원 절반 이상이 회사를 그만둔 상태다. 협력사는 보유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별도 펀딩을 받아 자체 모카사업을 벌이겠다고 준비 중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