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전자기기 트렌드에 따라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가 표준형 비메모리 반도체(ASSP)와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도 흡수해 나갈 것입니다.”
FPGA 전문 기업 자일링스의 안흥식 한국지사장은 지난 7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현재 30억달러 규모인 FPGA 시장이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FPGA는 설계를 여러 번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로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통신장비, 방위산업용 장비 등에 이용된다.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은 자일링스는 ‘올 프로그래머블(all programmable)’ 반도체 FPGA를 처음 발명한 최초의 팹리스 기업이다. 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기기 품종이 다양해지고 맞춤형 기기 수요도 늘어나면서 FPGA 수요도 덩달아 커진다는 게 안 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ASSP는 맞춤형 기기의 성능을 모두 뒷받침하지 못하고 ASIC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단가를 맞추기 힘들다”며 “FPGA가 ARM 프로세서 등 ASSP 기능을 일부 포함하기도 하고 ASIC으로는 가격을 맞추기 힘든 다양한 설계를 지원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장은 “자일링스는 20나노미터(㎚) FPGA에서 ASIC만큼 높은 최적화 수준을 보여줄 것”으로 자신했다. 현재 28㎚가 주력인 자일링스는 오는 3분기부터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서 20㎚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FPGA는 시스템 반도체 중에서도 미세공정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FPGA의 차세대 미세공정 로드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있다. 20㎚ 다음은 10㎚대 핀펫(FinFET) 공정이다. 초미세공정의 단점인 전류 누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D 입체 구조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식이 핀펫이다.
이에 대해선 안 지사장은 “아직 비용과 수율 문제가 남아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설계 기술은 이미 확보하고 있지만 적정한 비용과 수율을 확보할 때까지 양산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대신 20㎚대에서 ASIC 수준으로 최적화된 ‘울트라 스케일’ 제품으로 수익을 확대할 방침이다.
안 지사장은 “주력 분야인 통신장비 부문에서 중국 수출을 추진하고, 자동차·의료장비 등 신시장 판매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