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혁신기구가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회생을 위해 투자해 만든 재팬디스플레이가 오는 19일 도쿄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다. 일본 정부·민간 합작 투자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는 2012년 히타치·도시바·소니 세 개의 소형 LCD 사업부를 합쳐 재팬디스플레이를 탄생시켰다. 소형 LCD 사업이라도 힘을 합쳐 회생시켜보자는 취지에서 사실상 정부가 나섰던 것이다. 그 결과물은 이제 결실을 앞두고 있다.
대만을 보자. 중국 업체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입지가 좁아지자 이들은 끊임없이 인수합병(M&A)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제는 메이저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와 AUO의 합병 가능성까지 타진된다. 이들이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만 정부의 역할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만 현지 언론은 경제부 주선으로 두 회사가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노룩스의 모기업인 혼하이의 권타이밍 이사장은 경제부를 찾아가 합병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 정부는 직접적으로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면서 산업을 육성했다. 2011년까지 5%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 디스플레이 자급률은 벌써 30%를 넘었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2012년에는 관세까지 인상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에 위기가 찾아온 지 벌써 몇 년째다. 각국 정부는 이를 방관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은 자금 지원도 서슴지 않았다. 그 사이 한국의 LCD 점유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개척 등으로 위기를 면하려고 하지만 힘에 부친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중국이나 일본처럼 자금 지원은 불가할 것이다. 결국 미래를 개척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개척을 위한 발전전략 ‘디스플레이 2020(가칭)’을 마련하고 있다. 멀리 내다보고 수립하는 발전 전략인 만큼 미래 경쟁력을 확실하게 키우는 데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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