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하나로 이어진 세종 청사

[관망경]하나로 이어진 세종 청사

어떤 조직이든 부서 간 협업이 잘 돼야 미래가 밝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부서끼리 긴밀하게 협업해 작성한 기사는 품질이 높기 마련이다. 내용이 충실하고 시각이 편향되지 않기 때문이다.

활발한 협업을 위한 조건에는 뭐가 있을까. 무엇보다 왕래가 잦아야 한다. 자주 얼굴을 보고 의견을 나눠야 협업이 쉽다는 건 불문가지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고 협업이 반드시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옆 부서라도 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 반대로 서로 다른 지역에 있어도 협업이 잘 이뤄지기도 한다.

눈을 세종 청사로 돌려보자. 정부를 하나의 조직으로 본다면 각 부처는 정부를 이루는 부서들이다. 세종에 위치한 부처는 협업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세종 청사는 18개 동이 하나로 이어지는 U자형으로 설계됐다. 통로를 타고 무심코 걷다보면 어느새 다른 부처로 넘어가게 된다. 출입증도 하나만 있으면 어느 부처든 갈 수 있다.

편리한 환경이 갖춰졌지만 정작 협업이 잘 되는지는 의문이다. 작년 박근혜 대통령은 공항 면세점, 다문화 정책, 주택 취득세 등을 직접 거론하며 여전한 부처 간 칸막이를 질책했다. 올 들어서도 부처 간 사업 중복·충돌 지적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부처 간 협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부처 간 엇박자는 ‘터 닦는 시기’라는 변명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제는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직접 보여줄 때다.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칸막이 제거를 선언한 ‘신성장동력 사업 협력’이 분수령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역이 다른 산업부(세종)와 미래부(과천)의 협업 사례가 타 부처에 귀감이 되기를 바라본다. 앞서 말했듯 물리적 거리는 협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부라는 단일 조직의 일원이라는 의식과 협업 의지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