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CSD대 연구팀, 신 자성물질 개발

“전세계 전자산업계를 재편할만한 괴물이 탄생했다.”

10일 영국 BBC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전자제품의 배터리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초 고감도 자기 물질’이 탄생했다고 인터넷판 과학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 UCSD대 연구팀, 신 자성물질 개발

미 UCSD(캘리포니아대 샌드에이고 캠퍼스) 아이번 스컬러 교수팀은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자성의 변화가 가능한 2중막 구조의 금속물질 개발에 성공, 최근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전미 물리학회’에서 이를 공개했다.

이 물질은 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얇은 막의 니켈과 산화 바나듐으로 구성돼 있어, 자기장의 변화 없이도 제어가 가능하다. 스컬러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전압과 전류를 통해서도 제어 기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화물은 통상 저온에서는 절연체, 고온에서는 금속 역할을 각각 한다. 하지만 그 중간 온도에서는 물성 변화가 이뤄진다는 점을 착안해 이 물질을 개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컬러 교수는 “아직 언급하긴 이른 단계나, 이번 물질은 컴퓨터 메모리 시스템 등 전자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컴퓨터 메모리 시스템은 레이저를 이용한 가열방식. 따라서 고온 발생에 따른 쿨링시스템의 추가를 필요로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이용하면 20도 이하에서 발열 제어가 가능하면서도, 자장의 세기(coercivity)는 4배 강화된다. 이는 예기치 않은 낙뢰나 과전압 상황에서도 정전압을 유지케 하는 역할을 한다.

스컬러 교수는 “지난 200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거대자기저항(GMR) 효과를 이용한 대용량 하드디스크 개발’ 기술에 이번 물질을 접목하면 하드 메모리 장치가 탑재되는 각종 전자제품의 크기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