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모터, 배터리를 비롯해 전용 공조 시스템 등 핵심 모듈을 모두 국산화한 ‘쏘울 EV’를 통해 국내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쏘울 EV는 내달 국내 출시에 이어 하반기 북미와 유럽 등의 시장으로 순차 출시된다. 기아차는 올해 내수 500대를 비롯해 총 5000대의 쏘울 EV를 판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11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호텔에서 내달 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차 ‘쏘울 EV’를 공개하고, 올해 5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쏘울 EV는 지난해 출시된 ‘올 뉴 쏘울’을 기반으로 81.4kW 모터와 27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속 순수 전기차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여 주행 중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차량이다.
이기상 현대·기아차 전무(환경기술센터장)는 “쏘울 EV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 기술력이 집약된 야심작”이라며 “특히 자사의 전기차 기술 노하우와 부품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핵심 부품을 모두 국산화, 향후 친환경차 기술 개발과 부품 경쟁력 기반을 확보했다는데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쏘울 EV는 1회 충전을 통해 148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 24~33분, 완속 충전 시 4시간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데 11.2초 이내가 걸리며 최고속도 145km/h, 최대출력 81.4kW, 최대 토크는 약 285N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특히 쏘울 EV는 ‘전기차용 히트펌프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냉방 시에는 기존 에어컨과 동일하게 냉매 순환 과정에서 주위의 열을 빼앗아 차가운 공기를 만든다. 하지만 난방 시에는 냉방의 냉매 순환 경로를 변경, 기체 상태의 냉매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차량 난방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냉매 순환 과정에서 얻어지는 열과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까지 모든 열을 사용해 난방 시 전력을 절약할 수 있게 돕는다.
기존 전기차가 공조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전력 소모가 많아지는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개별 공조, 내외기 혼입제어, 차세대 회생 제동 시스템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됐다. 약 20km/h로 이하로 주행하거나 후진하면 가상 엔진 사운드를 발생시켜 보행자가 차량을 인식하고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AC완속과 DC급속 2종류의 충전 포트가 내장돼 어떤 충전 시설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운전자 편의 사양도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듀얼프로젝션 헤드램프 △운전석 통풍시트 △슈퍼비전 클러스터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으로 다양하다.
쏘울 EV는 국내서 4200만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올해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 최고 900만원을 지원받으면 2000만원 전후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어느 전기차보다 뛰어난 성능과 주행 거리를 갖춘 쏘울 EV가 첫 선을 보임으로써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더욱 성숙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아차는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올해 말까지 영업점과 AS 센터에 급속29개, 완속 32개 등 총 61개의 충전기 설치를 진행 중이다. 또 1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전기차 엑스포에서 공모를 통해 개인고객에게 처음 판매할 예정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