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카드 개인정보 2차유출, `카드런` 조짐 없어

카드 개인정보 2차 유출로 ‘카드런(신용카드 고객들이 일제히 카드 사용을 정지하거나 해지하는 형태로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예고됐지만 사건 이후 첫 업무 일을 맞은 17일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고객센터와 콜센터는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지난 금요일(14일) 오후, 2차 유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업점 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해지 요구가 급증하리라는 예상은 다소 빗나간 듯 보였다.

이날 아침부터 오후 내내 NH농협카드 고객센터 대기번호는 10명을 채 넘지 않았다. 콜센터 민원도 일반 평일과 같은 수준이었다.

KB국민카드 고객센터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콜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상담창구를 찾은 한 민원인은 “1차 정보 유출 때 많은 사람들이 재발급을 받았고, 추가 유출이 됐다고 하는데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며 “재발급 문의만 잠깐 하러 들른 것”이라고 밝혔다.

제휴카드가 많은 롯데카드 명동 고객센터도 대기인수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2차 정보 유출과 관련 항의나 민원보다는 다른 업무를 보기 위한 고객이 상당수였다.

검찰 발표에 따른 고객들의 동요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밀번호와 CVC 정보 등 민감한 금융정보가 유출되지 않은 점, 이미 상당수 고객이 재발급이 이뤄져 2차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감이 상당부분 희석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실제 17일 롯데카드의 해지건수(12시 기준)는 2000건, KB국민카드는 4000건에 불과했다. 탈회 건수도 각각 1000건, 2000건에 머물렀다. 1차 정보유출 사태 대비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2차 정보 유출 우려로 월요일 많은 민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화와 방문고객 수는 평상시 수준을 유지했다”며 “재발급과 해지수요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