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방송통신위원회는 혼란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임기 3년을 3명의 위원장이 맡았다.
1기 방통위에 이어 재임명된 최시중 전 위원장이 중도 하차했고, 후임 이계철 위원장은 박근혜정부 출범과 동시에 자진 사퇴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이경재 위원장은 당초 연임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년 만에 퇴진하게 됐다.
1년 단위로 반복된 위원장 교체뿐만 아니라 방통위 정체성도 변했다. 방송통신 정책의 주도권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로 양분됐고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방통위는 규제만을 담당했다.
2기 방통위 3년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2기 방통위가 미디어 산업 육성을 위한 방송통신 분야 진흥과 규제 개혁에 일조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송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반응이다.
종편 등 일부 사업자의 특혜 시비가 3년 내내 지속됐고,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대리하는 의사결정도 잇따랐다.
합의제 본연의 취지는 사라졌다.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에도 힘의 논리로 밀어부쳤다.
의도와 명분에 의구심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 규제 전담 기구로서의 기본 틀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2기 방통위가 시장의 변화나 이용자 기대치를 수용하지 못하고 ‘제재를 위한 제재’ ‘방송’ 중심으로 일관한 부분은 아쉽다는 평가다.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방송의 공정성 확립을 중점 추진 과제로 선언하고 방송의 공공성 확립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후속조치나 성과는 전무했다.
미숙한 운영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의사결정의 투명성 부재는 물론이고 의결되지 않은 내용이 사전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가 수차례 노출됐다. 규제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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