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데스크톱가상화(VDI) 솔루션 도입이 한창이지만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 강의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업체가 콘텐츠 보호를 위해 가상화 환경에서 동영상 전송을 원천 차단하면서 대학 VDI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인터넷 동영상 강의업체가 VDI를 구축한 대학 컴퓨터실습실, 강의실의 동영상 재생을 막아 학생이 학교에서 강좌를 들을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의 한 교육대학은 최근 컴퓨터실습실과 전자정보실의 100여대 데스크톱에 VM웨어 VDI 솔루션을 구축했다. 노후PC 교체 시기와 맞물려 인프라 구축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VDI 도입 후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던 학생들이 플레이어 재생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 전산교육 담당자는 “동영상 강의업체와 플레이어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강의업체에서 가상화 환경 동영상 재생을 원천 차단했다는 것을 알았다”며 “대부분 임용시험 관련 동영상 강의가 차단돼 수강 중인 학생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트릭스 VDI로 180여대 강의실과 업무용 데스크톱을 가상화 환경으로 만든 한 대학도 동영상 강의업체 G사와 A가 채택한 ‘아쿠아플레이어’ 재생이 불가능했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이 학교 컴퓨터로 문서 작성과 동영상 강의를 가장 많이 활용한다”며 “가상화 환경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없다면 VDI 구축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영상 플레이어 제조사는 고객(동영상 강의업체)의 방침에 따라 가상화 환경에서의 재생을 막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아쿠아플레이어를 개발한 씨디네트웍스 관계자는 “가상화 환경에서도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지만 고객사 콘텐츠 보호 차원에서 차단해 둔 상태”라며 “일부 가상화 환경에서 동영상 녹화가 가능해 불법 복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강의업체는 불법 사용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강의업체 관계자는 “몇몇 사용자가 가상화 환경에서 동영상을 저장하고 강의 자료도 불법 다운로드하는 사례가 발견돼 접속 자체를 막았다”며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 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동영상 강의 재생 플레이어의 가상화 환경 차단 여부 / 자료:업계 취합>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