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 모듈형 플랫폼 경쟁 가열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BMW,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모듈형 플랫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주요 부품의 모듈화 및 공용화를 토대로 한 유연한 모듈형 플랫폼은 신차 개발 비용을 낮추고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과 르노-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모듈형 플랫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000만대 판매에 도전하는 폴크스바겐그룹은 모듈화 플랫폼인 ‘MQB(모듈형획적플랫폼)’ 확대를 통해 내년까지 100여종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폴크스바겐 파사트, 아우디 A4·Q7 등 주력 모델 신차는 물론이고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에 이르기까지 통합 플랫폼이 적용된다. 폴크스바겐은 이 플랫폼을 통해 중장기 수익성 제고에 방점을 찍었다. 개발 및 생산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르노-닛산도 신차 설계 구조를 4개 모듈로 단순화한 ‘CMF(Common Module Family)’ 플랫폼 적용 비율을 2020년까지 7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차 개발 비용과 부품 조달 비용을 많게는 40%까지 절감한다는 목표다. 르노-닛산의 4개 모듈은 △엔진 △프론트 언더바디 △칵핏 △리어 언더바디로 구성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플랫폼 단순화에 적극 나섰다. BMW그룹은 BMW와 미니 브랜드를 통틀어 현재 5개인 아키텍처를 전륜 및 후륜 구동 시스템을 중심으로 단순화해 2개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현재 9개인 플랫폼을 장기적으로 4개로 줄일 계획이다.

도요타도 이미 2012년 부품 공용화를 핵심으로 한 ‘뉴 글로벌 아키텍처’를 통해 30%의 원가를 절감하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최대 8개의 신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모듈형 플랫폼 경쟁은 다양한 신차 개발 과정을 단순화하고 차량 원가를 낮춰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소형, 중형, 대형 등 동일 차급 간 플랫폼 공유를 넘어 차급이 다른 차량도 동일 플랫폼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도 2009년 18개에 달하던 통합 플랫폼 수를 6개로 줄이고, 신차 개발 기간도 지속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지만 다른 차급 간의 플랫폼 공유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차 개발 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을 위한 모듈형 플랫폼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원가 절감 및 수익성 제고와 함께 기술적 우월성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