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첫 돌

[관망경]첫 돌

첫 돌은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맞는 생일이다. 옛날에는 신생아의 사망률이 높아 첫 돌을 넘기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아기가 첫 돌까지 살았다는 건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첫 돌을 축하하고 건강과 무병장수를 바라며 돌 잔치를 했다.

첫 돌의 또 다른 의미는 어떤 일이 일어난 후 일 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3월 22일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미래부는 ‘첫돌’ 행사를 조촐하게 치렀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와 동시에 출범한 신설 부처이자, 새 정부의 아이콘 ‘창조경제’의 선봉부처다. 미래부가 나름 첫 돌에 의미를 부여할만 했지만 자숙했다.

미래부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아 스스로 위축됐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이런 평가에 미래부는 마뜩치는 않다. 섭섭함도 내비친다. 그렇다고 내놓고 반박하지는 않는다. 미래부에 각별한 관심이 아니겠냐며 받아치는 여유도 생겼다.

첫 돌을 맞은 미래부 분위기는 1년전 출범 당시와는 확실하게 다르다. 창조경제 개념에 대해선 두고 보면 안다고 맞받는다.

일자리 창출과 국민 행복을 위해 창조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1년 전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강력해졌다. 당면한 규제 개혁도 쉽지 않지만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모두가 소임을 게을리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첫 돌은 부모를 비롯해 가족의 헌신과 애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신생아가 첫 돌까지 살기 힘들었다고 한다.

창조경제 성과를 독촉하는 정부 혹은 국회가 미래부가 첫돌을 맞을 때까지 부모와 가족처럼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쏟았는지 묻고 싶다. 물론 미래부는 자만해서는 안 된다. 세간의 섭섭한 평가에 성과와 결실로 반박하는 모습을 올해는 보여줘야 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