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를 앞두고 기업에서 사용하는 그룹웨어 등 일부 소프트웨어(SW) 호환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업 IT담당 부서에서 그룹웨어 업데이트 문제를 고심하면서 관련 SW 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상위 버전의 윈도 교체뿐 아니라 그룹웨어 등 기업 전산 솔루션도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해 기업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윈도XP를 사용하는 기업에서 그룹웨어 등 SW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등 금융 분야 보안 취약점뿐 아니라 기업에서 도입한 사내 솔루션 호환성까지 위협요소가 확대됐다. 한 그룹웨어 개발업체 관계자는 “윈도XP를 사용하는 고객사의 유지보수 요청이 급증했다”며 “이중 절반은 그룹웨어 호환성 문제”라고 밝혔다.
그룹웨어는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 등과 달리 웹 브라우저, 오피스 프로그램과 호환성이 중요하다. 관련 SW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적합한 그룹웨어 환경을 다시 적용해야 한다.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는 “그룹웨어는 다른 SW와 연결된 상태서 작업 환경이 구축된다”며 “웹 브라우저 버전이 바뀌면 그룹웨어가 충돌하거나 화면 깨짐 현상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그룹웨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윈도XP 서비스가 지원 종료되면서 더 이상 상위 버전의 웹 브라우저(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5~6년 전 윈도XP와 관련 그룹웨어를 구축한 기업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한 기업의 전산담당자는 “기존에 구축한 그룹웨어를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연계해 사용할 때 사용자가 호환성 문제로 제대로 접속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윈도 업그레이드와 함께 그룹웨어도 새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룹웨어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기업 IT 관련 부서에서는 새 윈도 도입뿐 아니라 업그레이드된 그룹웨어를 구축해야 하는 비용 부담을 겪을 전망이다. 이호섭 다우기술 팀장은 “구버전의 그룹웨어가 윈도XP에서만 사용 가능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지원하는데 이마저 XP 서비스 종료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규 그룹웨어 도입 이슈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XP 지원 종료와 함께 최근 출시된 그룹웨어로 새로 구축하라는 영업 활동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버전의 그룹웨어를 구축하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과거 윈도XP 환경에서 그룹웨어를 구축한 기업이 대부분 IT예산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기업 부담은 더 늘어난다. 윈도 라이선스 구매와 그룹웨어 등 새로운 SW 구축을 다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SW개발 업계에서는 “최근 인터넷 익스플로러 업그레이드와 호환성 문제로 크롬, 사파리 등 다른 웹 브라우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그룹웨어 구축 요청이 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모바일과 연계할 수 있는 웹 표준 형태의 그룹웨어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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