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장조직에 숨겨진 암 발생 억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석좌교수는 송제훈 박사과정 연구원, 영국 암연구소 오웬 삼손 박사 연구팀, 아일랜드 연구소 보리스 콜로덴코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생명체는 손상된 조직을 스스로 복구하지만 복구를 위한 세포분열 과정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빠른 세포분열 속도와 소화과정에서의 독성물질 때문에 유전자 변이 확률이 높은 대장 장샘에서 문제가 된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이로 발암 가능성이 높아진 세포를 대장 장샘에서 빨리 내보내는 방식으로 대장조직이 빠르고 빈번한 조직재생 과정에서 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을 알아냈다. 변이된 세포의 장샘 체류시간을 줄여 비정상적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방어 메커니즘이 대장에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방대한 수학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파악했다. 또 실제 생쥐 모델에서도 비정상적인 장샘 조직의 경우 증식이 활발한 세포가 오히려 느리게 이동하는 것이 나타나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했다.
조광현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다세포 생명체가 비정상적 세포 변이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음을 규명했다”며 “IT와 BT의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복잡한 생명현상의 숨겨진 원리를 파악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셀(Cell)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온라인판 3월 28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