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TV프로그램]다큐공감 `꽃의 전쟁`

[주목!TV프로그램]다큐공감 `꽃의 전쟁`

KBS 1TV 8일(화) 밤 10시 50분

매년 4월 초. 서울 여의도 윤중로, 진해 여좌천, 제주 종합경기장 등은 벚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하얀 꽃비가 내리는 벚꽃 길에서 봄을 만끽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벚꽃에 얽힌 한일(韓日) 100년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12년, 일본 오자키 도쿄 시장은 미국 워싱턴 D.C에 벚나무 3000여 그루를 기증했다. 이 나무들을 심은 워싱턴 D.C 포토맥 강가에서 매년 4월 미국 동북부 최대 벚꽃축제 ‘내셔널 체리 블러썸 페스티벌(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이 열린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미국인 대부분은 포토맥 강가 벚나무가 일본에서 왔다고 믿고 있다.

워싱턴D.C 아메리칸 대학교 안에 ‘한국정원(Korean Garden)’이 있다. 1943년 4월 8일, 이승만 전 대통령과 독립운동가들이 벚나무 네 그루를 캠퍼스 내에 심었고, 이를 중심으로 정원이 조성됐다. 한국정원 벚나무와 포토맥 강가 벚나무는 지난 2008년 진행한 DNA 검사에서 같은 자생지에서 나온 나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2년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를 방문한 일본 정치인들은 벚나무 1000그루를 시(市)에 기증해 워싱턴 D.C처럼 벚꽃 명소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들이 내건 조건은 오직 하나. 위안부 추모비 철거다. 수치스러운 역사를 지우기 위해 꽃을 내세운 일본인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꽃을 연구하는 한국인. 2014년, 꽃의 전쟁은 계속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