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독과점](https://img.etnews.com/photonews/1404/549876_20140407153642_432_0001.jpg)
독과점(獨寡占)은 특정 산업에서 단일 또는 소수의 기업이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독과점의 가장 큰 폐해는 건전한 경쟁이 사라짐으로써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횡포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독과점 기업들은 우월적인 시장 지위를 이용한 가격 담합과 불공정거래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정부가 나서 독과점 기업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늦추지 않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출 상품인 자동차와 휴대폰이 독과점 품목으로 꼽힌다.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다 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또 작은 내수 시장보다 해외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글로벌 기업에 작은 외형을 바라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독과점 산업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구조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독과점 산업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2010년 말 기준으로 47개던 독과점 산업은 1년 만에 12개나 늘어난 59개에 달했다. 특히 이들 독과점 산업의 순 부가가치비율은 35%로 제조업 평균(28%)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비해 독과점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1.5%로 제조업 평균인 1.8%보다 낮다. 한마디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많이 남기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와의 관계에서 독과점 기업이 절대적인 힘을 갖는 상하 종속관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과 이익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독과점 기업을 떠받치는 협력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내몰리는 배경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산업 경쟁 구도가 단일 기업이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생태계 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력업체의 목소리와 외부의 건전한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배경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