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태블릿 브랜치 확대...`스마트 금융` 새 기린아 되나

시중은행이 태블릿PC 기반 비대면(非對面) 채널 영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가 가능한 데다 종이 서류를 없애고 전자서명을 적용해 고객정보 보호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IBK 태블릿 브랜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개인 고객 방문이나 학교, 회사 등 법인 영업 시 태블릿PC를 활용해 현장에서 즉시 금융상품 상담과 신규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업은행이 `IBK 태블릿 브랜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8개 지역본부마다 태블릿기기 2대를 설치하고 연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IBK 태블릿 브랜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8개 지역본부마다 태블릿기기 2대를 설치하고 연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태블릿PC에는 예금, 펀드, 카드 등 기업은행의 70여개 상품정보가 내장돼 있어 고객에게 그래프와 시뮬레이션 등 다양하고 시각화된 형태로 설명할 수 있다.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한 비밀번호 입력과 실명증표 등의 기능도 갖췄다. 기존 방문 영업은 계좌개설신청서를 고객이 종이에 적어주면 직원이 영업점 복귀 후 재입력한 뒤 발급된 통장을 배달하는 형태였다.

기업은행은 향후 태블릿 브랜치만으로 모든 거래를 완결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전국 지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태블릿PC를 은행권 망 분리와 병행해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태블릿 기기를 활용하면 영업점에서 소요되는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보완할 점도 있는 건 사실이나 기동성이 좋아 포터블기기와 병행해 비대면채널로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태블릿 브랜치를 처음 선보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최근 20여대로 태블릿PC를 늘렸다. 올해 안으로 전국 단위로 확대해 신용카드 신청은 물론 담보대출 신청까지 받을 계획이다.

하나은행 e-금융사업부 관계자는 “은행이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포터블 기기에 비해 이동이 편리하고 장소 제약 없는 태블릿이 새로운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며 “고객 반응도 좋아 기기 도입을 점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도 태블릿PC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태블릿에 들어가는 여러 전산화 작업과 보안 요소를 강화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 사업단 관계자는 “전자서명 관련 보안 시스템 연동과 부인방지 기능 등 전략적으로 여러 후선 작업이 돼야 한다”며 “IT기술이 급속히 변하는 시점에서 태블릿 브랜치가 비대면채널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확신을 할 수 없어, 시중 은행이 사업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도 실행에 못 옮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별 태블릿기기 도입 현황 및 관련 서비스 / 자료 : 각 사 취합>


은행별 태블릿기기 도입 현황 및 관련 서비스 / 자료 : 각 사 취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