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피해자 및 유족의 구제를 위한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심상정 의원실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해당사자인 삼성전자와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자 행동결의안을 발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반도체 백혈병과 직업병 문제 해결도 촉구했다. 심 의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중증질환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피해자 및 그 가족과의 합의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이어 “삼성전자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화학물질 취급 현황과 안전보건관리 현황 등의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직업병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정부에도 “작업환경의 유해성과 질병의 의학적 발병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해 근로자들이 치료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산업재해 인정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삼성 반도체 사업장 직업병 논란은 2007년 기흥 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심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뤘지만 삼성전자는 불성실한 태도로 피해자의 고통을 방치했다”며 “삼성은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