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스티콘’이라는 마케팅 비용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바꾸면서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불만이 더 커졌다.
단순 방식 변화가 아니라 비용이 최고 다섯 배까지 높아진 탓이다. 카카오톡 수수료 부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스티콘 가격 인상은 게임 개발사의 어깨를 더욱 짓누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 스티콘 가격 정책을 바꿨다. 스티콘은 게임을 다운로드하면 사용자에게 무료로 카카오톡 스티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새롭고 독특한 스티커를 가질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신작 모바일게임이 고객을 모으기에 가장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카카오톡에 들어간 모든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일부에게만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스티콘 가격을 최다 100만건 다운로드에 6000만원인 정액제로 운영하던 카카오는 다운로드 건당 300원으로 방식을 변경했다. 기존 정액제가 건당 60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다섯 배 인상한 셈이다. 새로 바뀐 정책을 적용하면 6000만원을 써도 다운로드는 20만건에 그친다.
스타콘 비용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카카오톡 인기 게임 상위권에 들기 위함이다. 상위권에 들면 이용자 관심을 끌고 입소문이 퍼져 다운로드가 확 늘어난다. 보통 출시 며칠 안에 50만 다운로드는 나와야 상위권에 드는데 바뀐 방식으로 드는 비용은 1억5000만원이다. 과거에는 최고 6000만원인데 350%나 오른 셈이다.
카카오는 게임을 어느 정도 즐겨야 스티콘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새로 선보였다. 가격은 다운로드 건당 100원이다. 반면에 모바일 메신저 경쟁사 라인은 비슷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 대표는 “카카오 플랫폼 입점 자체보다 스티콘 마케팅 기회를 얻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효과가 검증된 마케팅 수단”이라며 “카카오 입점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이 많은데 수수료를 낮출 움직임은 안 보이고 스티콘 판매 금액을 높이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개발사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카카오가 수익구조를 탄탄히 해야 하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카카오는 기존 정액제 방식에서 100만 다운로드를 모두 소진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새로운 종량제 방식이 개발사에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워낙 많은 기업이 스티콘 마케팅을 원하는 것도 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다.
카카오 측은 “6000만원을 낸 개발사 중 100만건을 채우지 못한 곳이 많은데 종량제로 바뀌면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어 효율이 더 좋고 서비스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티콘은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마케팅 수단으로도 인기가 높다”며 “워낙 많은 수요가 몰리다 보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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