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 벤처사업가가 개발한 전기자전거가 글로벌 업체를 통해 세계에 판매된다. 1인 기업으로 창업한 지 4년 만의 성과다.
브이엠(대표 조범동)은 글로벌 이륜차 기업 이탈리아 ‘이탈젯(italjet)’에 자사의 전기자전거 3개 모델과 핵심 장치인 파워모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세계 20여 국가에 유통망을 갖춘 이탈젯은 최근 사업 영역을 기존 스쿠터·자전거에서 전기스쿠터·전기자전거로 확장하면서 브이엠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브이엠은 전기자전거 3개 모델(540wh·360wh·144wh)과 배터리 팩·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전자제어장치(ECU)로 구성된 파워모듈을 이탈젯에 공급한다. 이탈젯은 전기자전거 모델에 브이엠 파워 모듈을 장착해 지난달 초도물량 200세트를 선적했다. 아울러 국내에 판매하는 이탈젯 전기자전거 7개 모델의 제조를 브이엠이 맡는다.
세계적인 업체가 브이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전력제어 기술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브이엠은 엘리베이터 등 모터에 장착하는 대전력 스위칭과 제어용 파워모듈(IGBT) 소자 기반의 전기자전거 전용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기존 전기자전거(배터리 용량:360wh)에 비해 구동효율이 40%가량 뛰어나 한 번 충전으로 90㎞까지 주행할 수 있다.
기존 제품에서 발열이 심했던 가변저항 대신 반도체 소자와 자전거 전용 BMS 기술로 배터리 운용 효율을 높였다. 삼성SDI의 원통형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탑재했으며 페달을 밟는 힘에 비례해 전기모터 동력을 공급하는 PAS 방식을 적용했다.
브이엠은 국내외 전기자전거용 파워모듈뿐 아니라 전기스쿠터와 소형 전기차용 파워모듈과 전기 구동(BLDC)모터를 개발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조범동 사장은 “이탈젯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약 200대의 파워모듈 세트를 공급했다”며 “중소업체가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확대하기엔 한계가 있어 1년여 협의 끝에 이탈젯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조범동 사장은 2010년 스물 일곱 살에 1인 기업으로 창업해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를 거쳐 전기자전거를 개발했다. 이후 제주도 대상 대여 사업과 마니아층을 공략하며 4년 만에 직원 10명, 매출액 12억원의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