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융통성](https://img.etnews.com/photonews/1404/552907_20140415161851_818_0001.jpg)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취임 이전과 이후 ‘사상 최초’라는 기록을 두 가지나 갖게 됐다.
취임 이전 기록은 국회 인사 청문보고서 기한 내 채택이다. 이전 최시중·이계철·이경재 위원장은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취임식도 상임위원 전체가 참석하지 못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기록’을 남겼다.
취임 이후에도 기록은 계속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정식 취임했음에도 야당 추천 상임위원 임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야당추천 상임위원은 현재 방통위가 정상이 아니라며 전체회의 등 공식 업무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례 없는 일이다.
오늘 3기 방통위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통위 회의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야당 추천 상임위원이 불참하더라도 회의 소집은 물론이고 의사결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반쪽짜리’ 혹은 ‘파행’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제아무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무게감이 반감될 게 자명하다.
그렇다고 야당 추천 상임위원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극적으로 합의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자격 논란이 불거진 상임위원을 추천한 야당을 탓하는 것도, 논란이 된 상임위원을 동의한 여당에 책임을 묻는 것도 만시지탄이다.
최 위원장은 내정 이후 줄곧 법과 원칙의 준수를 역설했다. 취임사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와 동시에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융통성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위원장이 다짐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규정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여당과 야당, 청와대를 설득, 방통위 정상화부터 도모해야 한다.
파행이 지속되면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고, 최 위원장을 비롯해 방통위, 방송통신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최 위원장이 융통성을 제대로 발휘했다는 또 다른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